[제자] 영광의 무게

    영광의 무게

C.S. 루이스/홍성사

"좋은 책들을 읽지 않으면 나쁜 책들을 읽게 될 것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기를 멈춘다면 불합리하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미적 만족을 거부하면 감각적 만족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C. S. 루이스 「영광의 무게」 중 <전시의 학문>, p.42

 

사라! 일단 무조건 사라!” C. S. 루이스의 책에 대한 어떤 이의 말입니다. 그만큼 그의 책은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그는 본인의 뜻과 다르게 기독교 변증가로 평가 받아 왔습니다. 순전한 기독교,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나니아 연대기 등을 통해 기독교 신앙의 정합성을 설득력 있게 전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처음 그는 문화적 기독교에 의문을 갖고 무신론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별일 없을 것 같은 시간들 속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고, 곧 그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신뢰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회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지만, 여러 책에서 그 예기치 않은 기쁨의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영광의 무게는 대학을 비롯해 여러 자리에서 행해진 아홉 개의 강연들을 묶은 모음집입니다. 2차대전이라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 인간과 삶, 공동체와 믿음에 대해 신앙적 랜즈와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제한된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어떻게 무한한 대상인 하나님과 관련을 맺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탁월한 설명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성과 영성과 감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매력을 맛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강연들이 그 자체로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광의 무게>는 천국에 대한 논증을, <전시의 학문><나는 왜 반전론자가 아닌가?>에서는 불완전한 현실에 대한 루이스 개인의 통찰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변환>에서는 부활한 삶에 대한 논증과 방언에 대한 루이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신학은 시인가?>에서는 문학자로서 신학을 보는 관점을 드러냅니다.

<내부 패거리>에서는 세상의 편 가르기와 패거리 문화에 표상된 인간의 폐쇄적 집단성과 우월감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았으며, 이어지는 <멤버십>에서는 세상의 클럽이나 집단에 소속된 일원으로서가 아닌 서로 연결된 장기(organs)와 같이 한 몸으로 연결된 가족으로서의 교회 공동체에 대해 논합니다.

각각의 강연에서 우리는 루이스 개인의 신앙관과 신학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시대와 함께 고민하는 기독 지성인의 사상적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영광의 무게를 읽는 우리도 유한한 이곳에서 영원을 사모하는 성도로서 반드시 사색하고 부여 받은 영광의 무게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C. S. 루이스는 나름의 독특한 문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의 책은 어떤 이들에게는 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강연집은 사상의 큰 줄기는 유지하면서, 청중과의 호흡을 놓치지 않는 강연문이기 때문에 C. S. 루이스를 처음 만나는 분들에게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글/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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