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시편 55:16~23 「떠도는 말들 사이의 기도」

21 그의 입은 버터보다 부드럽지만, 그의 마음은 다툼으로 가득하고, 그의 말은 반드르르하지만 실은 날카로운 비수와 같다. [PT]


[ 집을 잃은 말들]

(16~18)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16)

이청준 선생은 《떠도는 말들》에서 세상의 말들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떠도는 말들, 집을 잃어버린 말들, 약속을 저버린 말들이 우리 사이를 횡행합니다. 배반당한 말들에 지친 시인은 하나님 앞에 털썩 주저앉습니다.

(19~21)그의 말은 뽑힌 칼이로다’(21)

희떠운 말들 때문에 얼마나 속고, 넘어지고, 상처를 입었는지 모릅니다. 아파서 나도 모르게 손을 대면, 상처를 붙잡고 있냐고 조롱하기도 합니다. 진정이 없는 , 그냥 해보는 , 옹졸한 종교인들이 조장하는 무책임한 증오의 말들 때문에 말들이 길을 잃고 방황합니다.

(22~23)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22)

기도할 비로소 말들은 집을 찾습니다. 말이 창조의 도구였음을 믿는 이들이 우리, 그리스도인입니다. 놓는 말과 담는 말이 버거울 , 우리는 기도합니다. 때론 소화불량처럼 먹먹할 때도 많지만, 그저 나지막이 읊조리며 그분 앞에서 투덜거리다 보면 이내 말들이 집을 찾아 들어갑니다. 뜨거운 해도 기울어져 석양이 됩니다.

 

[소박하고 담백한 ]

말들이 집을 찾지 않는 우리는 서로 신뢰할 없습니다. 말이 길을 잃어버리면 신뢰가 무너지고 관계는 병들고 맙니다. 벌겋게 달아오른 말들, 반드르르 매끄럽지만 하나 씹어 삼킬 없는 말들이 영혼을 기진하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예수님의 가르침은 간결하고 소박합니다. 때때로 비수처럼 날카롭지만, 거짓과 위선을 도려낼 아니고선 날을 세우지 않습니다. 이런 까닭에 성경을 읽느냐묻는 어느 이에게말을 배우는 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2017.10.26. 노병균목사 『아침묵상』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