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답하는 기도
유진 피터슨/IVP
“시편은 순종의 행위이고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께 대답하는 것이다. 시편의 기도들은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찾는 하나님께 반응하는 것이다. 이 반응들은 놀람의 반응일 때가 많다. 하나님이 우리를 찾으러 오시리라 누가 생각했겠는가? 하나님은 오셔서 말씀하신다. 그분의 말씀은 죄 가운데 있는 우리를 붙들고, 절망 가운데 있는 우리를 찾아내서 은혜로 우리를 사로잡는다.”(p15)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응답하는 기도(Answering God-The Psalms as Tools for Prayer)>는 그리스도인들의 기도에 대한 태도와 방법을 시편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유진 목사님은 서문에서 기도를 ‘기술이자 도구’라고 말합니다. 그리나 이 기도의 도구는 “무엇을 하거나 무엇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존재하고(being) 존재가 되어 가기(becoming) 위한 도구”라고 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 때 도구가 필요하듯이, 기도 역시 우리가 하나님께 다가가기 위한 도구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응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인데 시편은 그 응답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인 동시에 ‘기도’인 시편을 기도의 텍스트로 선택하여 기도할 것을 권장하고, 말씀에 뿌리를 내려 기도를 준비하고(시편 1편) 하나님을 바라보는(시편 2편) 기도의 길로 갈 것을 안내합니다.
시편 기도를 위해 유진 목사님은 시편 전체의 그림을 그려 주면서도 각 시편 안에 있는 독특함을 세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무엇보다 학문적 깊이는 있지만, 이론적으로 딱딱함이 아닌 포근함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부터 온 인격적 친밀함으로 시편을 설명해 줍니다. 개인적인 친밀함과 관계의 언어로, 또 다윗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에 자유롭게 응답하는 시편의 기도를 소개합니다. 무엇보다 시편의 기도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자리인 예배의 장소로 인도해 주는데 이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또 하나님의 대답에 삶을 거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p112)”고 합니다.
<응답하는 기도>를 읽다 보면 유진 목사님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보다 시편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유진 목사님은 이 책을 읽는 우리를 곧바로 기도로 데려가기 보다는 먼저 시편으로 초청하고, 시편을 통해 이야기, 리듬, 은유, 예배, 찬양 등으로 천천히 데려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독자의 한숨이 시편에 조금씩 녹아 성경의 시가 독자의 기도가 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유진 목사님은 시편이야말로 정직한 기도를 드리도록 훈련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도에서 이러한 시편의 특징을 회복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시편으로 꾸준히 기도했던 사람들이 그의 삶에서 일어난 변화를 고백하는 글들이 기록된 부록이 있습니다. 이 글들을 통해 시편으로 기도하면서 영적 경험의 깊이와 높이가 어떻게 달라졌고, 진정한 인간으로 하나님께 반응하는 방법을 어떻게 배우게 되었는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유진 목사님은 시대의 속도와 다르게 글을 쓰는 분으로 느리게 쓰고, 천천히 읽게 한다고 했습니다. 시편으로 기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응답하는 기도>를 천천히 읽으며 ‘하나님을 찾는 기도’가 아닌 ‘우리를 찾으시는 하나님께 반응하는 기도’를 차근차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글/박 소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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