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16. 01:04 성경통독/통독안내
성경 읽기를 하다 보면, 여러 차례 고비가 있습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 고비를 넘습니다. 건너 뛰기도 하고, 흥미를 잃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고비의 해답은 멈춘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다시 시작할 때, 지금까지 드린 조언들을 다시 한 번 훑어 보십시오. 이를 이정표 삼아 다시 천천히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에게 “다시 성경읽기를 시작했다”고 넌지시 말하십시오. 이것은 ‘자랑’이 아니라 약한 의지를 붙잡아 주는 일종의 ‘선언’입니다. 삶에 기복이 있듯, 성경읽기에도 기복이 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는 성경읽기를 오해해선 안 됩니다. 성경읽기는 극기훈련이나, 학습이 아닙니다. 종교적 의무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리스..
2018. 12. 9. 06:46 성경통독/통독안내
성경을 닫고, 묵상을 마무리할 때쯤 우리는 자신의 배역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야 합니다.성경이라는 이야기와 역사라는 무대 위에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합니다.하지만 구경꾼으로 머무르지 마십시오. 반드시 그 곳엔 내 배역이 있습니다.하나님께서 비워두신 나를 위한 빈 공간이 있습니다.아시겠지만, 성경은 과거 이야기 모음집이 아닙니다. 또 인생의 참고도서도 아닙니다.성경은 하나님이 시간의 감독이라는 것, 그리고 역사는 하나님의 무대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 줍니다. 그래서 성경의 이야기는 요한계시록 22장에 그치지 않고, 오늘 나의 삶의 자리까지 이어집니다.성경을 읽을 때, 우리는 그 내러티브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동시에 성경을 덮을 때는 오늘 하루가 성경의 배경이 됩니다.우리는 가끔 가인의 분노를 느낍니다. ..
2018. 12. 2. 04:08 성경통독/통독안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깊은 숲에서 종종 길을 잃곤 합니다. 성경의 이야기도 깊은 숲과 같습니다. 약 1500년 동안, 수십 명의 사람들이, 다양한 배경 속에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아 왔습니다. 기록에 사용한 언어만해도 세 종류이고, 다시 우리는 우리 말로 번역된 것을 읽고 있습니다. 자칫하다간 성경의 숲에서 길을 잃습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맥락을 놓치고 성경읽기의 기쁨도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길잡이가 되는 것이 내러티브(Narrative) 곧 성경의 큰 이야기 줄기입니다. 혹자는 ‘빅픽처’, ‘빅아이디어’라고도 부르는데, 큰 틀에서 같은 말입니다. 내러티브를 잡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보통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이 성경은 한마디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대표적인 인물과 ..
2018. 11. 25. 00:21 성경통독/통독안내
성경을 읽어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을 자주 듣습니다. ‘나만 그런가?’라고 자책하다 성경통독을 포기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복잡한 신학문제도, 신앙의 문제도, 의지결여의 문제도 아닙니다. 많은 경우 단지 ‘어휘’의 문제입니다. 성경에는 생소한 어휘가 많습니다. 평소에 들어본 일 없는 이름들, 지명들이 수두룩하고, 일상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은 한자어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분토’(렘9:22)가 무슨 뜻이며, ‘경륜’(엡3:2)은 또 무슨 의미입니까? ‘유월절’, ‘구원’, ‘섭리’ 이런 단어들을 만나면 그냥 포기하고 싶습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의외로 답은 간단합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물어 보세요” 그래도 검색이 잘 되지 않는 지명이나 단어들이 있다면, 『성..
2018. 11. 18. 03:51 성경통독/통독안내
1. 오늘은 다소 심미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바로 ‘공명(共鳴, resonance)’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성경통독의 깊은 맛은 ‘공명’을 경험할 때, 더 풍성해 집니다. 공명이란, 내가 성경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는 경험이고, 성경의 메시지가 내 영혼에 직접 울림으로 찾아오는 말씀체험입니다. 2. 선입견을 경계하십시오. 이것은 난해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명은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일입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아내의 마음, 영화를 보며 그 이야기 속에 몰입되는 경험, 음악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감동이 ‘말씀 공명’과 유사한 경험들입니다. 3. 영화나 음악, 타인의 감정은 그렇다 해도 ‘말씀 공명’은 보다 높은 차원의 이야기라고 주장한다면 저는 도무지 동의할 수 없습니..
2018. 11. 11. 02:55 성경통독/통독안내
너무나 당연해 놓칠 만큼 성경통독표는 꾸준한 성경읽기에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이 표는 여러모로 유익합니다. 연간 계획표와 자기 점검표가 되기도 하고, 가시적인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성경읽기표를 만든 사람은 여럿입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19세기 스코틀랜드에서 목회 한 로버트 머리 맥체인(R. M. M’Cheyne) 목사님입니다. 〈맥체인 성경읽기표〉로 불리는 그의 제안은 성경을 신구약 골고루 일년에 일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읽기표는 베이직교회에서 만든 〈성경통독표〉입니다. 달력처럼 매달 제공되며, 매일 읽을 분량을 달력의 칸마다 표기해 두고 있습니다. 일년에 구약 1독, 신약 2독 그리고 시가서도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외에 다양한 읽기..
2018. 11. 4. 00:05 성경통독/통독안내
말씀을 읽는 것이 조금 익숙해지면, 그 기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히 하는 것이 사명이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능력입니다. 이럴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함께 말씀을 읽는 도반(道伴)과 서로 격려하고 중보하는 공동체입니다. 함께 누우면 따뜻하고,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전4:11-12)는 전도서의 메시지는 오늘도 유효합니다. 함께 말씀을 읽는 벗이 곁에 있을 때, 읽기는 더 꾸준해 집니다. 또한, 함께 그날의 핵심 구절을 나눈다면, 묵상의 은혜가 더 깊어집니다.함께 말씀을 읽는 벗들과 소통하는 형식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 그날의 분량을 함께 읽는 것이 유익하고, 하루 하루는 무료 메신저나 카톡 등으로 말씀을 나눌 수 있습니다. 혼탁한 메시지가 흘러 ..
2018. 10. 28. 04:03 성경통독/통독안내
앞의 네 번의 조언(‘그날 다시 시작하라!’, ‘항상 기도로 시작하라!’, ‘한 말씀을 붙잡아라!’ 그리고 ‘말씀으로 기도하라!’)은 통독을 이제 막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전반적인 조언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결심을 하고, 성경을 펴면 생각만큼 쉽게 통독의 단맛이 올라오지는 않습니다. 좀더 구체적인 임상적 경험들이 필요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리 내어 읽으라’는 것입니다. 구연동화를 하듯, 감정을 실어 소리 내어 읽어보십시오. 좀 민망할 겁니다. 하지만 혼자 읽는데 좀 어떻습니까? 서두르지 마십시오. 천천히 꼭꼭 씹어가며 읽어보십시오. 낭독은 현대인이 고안한 방법이 아닙니다. 전부터 선배들이 읽던 습관입니다. 그들은 낭독하고, 암송했습니다. 암송은 책이 귀한 시대에 텍스트를 소유하는 가장 경제적..
2018. 10. 21. 01:18 성경통독/통독안내
성경통독은 시작과 마찬가지로 기도로 마무리합니다. 이때, 통독 마지막에 묵상한 한 구절을 기도의 언어로 사용하면 기도가 더욱 풍성해 집니다. 한 구절을 먼저 읽고, 그 말씀에 근거해서 기도하는 방법도 좋고, 한 구절의 말씀을 나의 언어로 바꿔 읽으며, 기도해도 참 좋습니다.시작만큼 마무리도 중요합니다. 통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아쉬운 감정’이 가끔 듭니다. 성경만 읽으면, 잘 읽어질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한치 정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럴 때, ‘말씀기도’는 통독의 여운을 나의 이야기로 바꾸고, 그 아쉬움을 더 깊은 맛으로 뜸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말씀기도는 천천히 하면 더 좋습니다. 상투적인 종교 언어로 성급하게 마무리하지 마십시오. 예배당에서 회중을 대표하는 기도가 아닙니다. 누군가 평가하..
2018. 10. 14. 01:45 성경통독/통독안내
혹자는 묻습니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도, 계속 읽어가야 하나요?"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네. 다 이해하지 못해도 계속 읽어가야 합니다." 만약 이해해야 읽을 수 있다면, 아마 우리는 평생 성경을 통독하지 못할 것입니다. 성경통독은 계속 흐르는 강물과 같습니다. 흘러가는 물처럼 낭비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물은 계속 흘러야 합니다. 흘러가야 생수가 됩니다. 무심히 흐르는 듯 하지만 닿는 곳마다 생명을 살려냅니다. 흐르는 물은 낭비가 아닙니다. 결국 바다로 갑니다. 성경통독도 리듬이 있습니다. 보통 빠르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그날의 분량을 읽은 후에는 천천히 말씀이 흐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빠르게 흐를 땐, 통독의 강이 깊어져 견고해 질 겁니다. 천천히 흐를 때, 말씀의 강이 넓어지고,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