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절. 농부들이 그를 보고 서로 의논하여 이르되 이는 상속자니 죽이고 그 유산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자 하고
[망각과 둔함]
1. 자신의 과거를 다 기억한다면, 우리 가운데 자랑스럽게 자신의 이력서를 쓸 사람이 몇이나 될까?
2. 미래의 불확실과 그 유한함에 대해 생각한다면, 많은 무신론자들처럼 회의론과 허무주의의 물살에 떠밀려 갈지도 모른다.
3. ‘망각과 둔함’은 오늘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적당한 화이트 노이즈와 같다. 망각은 과거로부터 자유를, 둔함은 미래의 불안을 잊게 한다.
4. 하지만 망각이 기억상실이 되고, 둔함이 무감각이 되면 문제가 생긴다. 잠시 잊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것으로 착각하고, 무감각 때문에 뜨거운 것에 손을 내밀다 데이고 만다.
[부패한 마음]
5. ‘망각과 둔함’을 담아 놓는 사람의 마음은 쉽게 썩어서, 흐르지 않으면 마치 고인 물처럼 쉬이 썩는다.
6. 하나님이라는 존재 인식은 물을 흐르게 하는 힘과 같아서, 때를 따라 사람의 마음을 저어주고, 회개와 기도로 과거와 미래를 내다보게 한다.
7. 오늘 예수의 이야기는 마음이 썩어 버린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마음 속에서 주인을 지워버리자 그들의 망각과 둔함도 곧 생기를 잃는다.
8. 먼저 이들은 자신이 포도원 농부라는 사실을 잊었다. 자신의 좌표를 상실했다. 또 이들은 포도원이 영원한 것이 아니며, 또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잊었다.
[죽음의 원인]
9. 과거를 모르고, 자신의 좌표를 잃은 사람에겐 교만이 움트고, 미래를 잊고 이것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탐욕이 싹튼다.
10. 품꾼들을 절망으로 밀어낸 치명적인 무지는 주인을 잃어버린 것이고, 주인이 그 마음에서 사라지자 기억상실과 무감각이라는 영혼의 질병이 찾아왔다.
11. 주인을 잊는다고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아들을 없앤다고 내 유산이 되지 않는다. 내가 잠시 움켜 쥐었다고 영원한 것일 수 없다.
12. 이 명확한 유한성을 잊을 때, 오늘의 유한을 영원으로 인도하는 길까지 잃게 된다. 이것이 포도원 품꾼들의 마음에 침투한 죄의 냄새다.
2017.03.28. 노병균목사 『아침묵상』 ‘주인이 올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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